국회에 증인으로 불려 나가는 일을 두고 흔히 "안 나가면 그만"이라거나
"나가서 모른다고 하면 된다"는 말이 오갑니다. 그런데 법은 이 두 가지를 서로 다른 죄로 나눠 두고,
형량도 상당히 다르게 정해 두었습니다.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는 것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의 불출석 등의 죄,
선서하고 나와서 거짓 증언을 하는 것은 같은 법 제14조의 위증 등의 죄입니다.
둘 중 형이 더 무거운 쪽은 뒤엣것이고, 위증죄에는 아예 벌금형이 없습니다.
이 구분은 지금 진행 중인 국면에서 실제로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2026년 8월 28일 전체회의에서 활동 결과보고서 채택과 함께 불출석·위증 증인에 대한 고발 건을 의결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글은 국회 증언 제도의 출석 요구부터 동행명령, 불출석죄와 위증죄의 처벌 기준, 그리고 고발이 이뤄지는 절차까지를
조문과 확인 가능한 사례를 근거로 정리합니다.
정리일 2026년 8월 24일 · 모든 사실 주장에 출처 표기 · 제80편
이 글을 읽는 법. 확인된 사실(녹색)과 제기된 주장·쟁점(주황)을 구분합니다.
법률 조문과 국회·기관 안내, 언론 보도로 확인되는 내용은 사실로,
제도에 대한 평가와 정치권의 주장은 '누가 그렇게 말했는지'를 함께 적어 주장으로 표시했습니다.
이 글은 특정 정당의 주장이나 특정 사건의 결론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확인된 사실 — 조문·안내·보도제안·쟁점 — 정치권·시민사회 주장
1. 국회가 증인을 부를 수 있는 근거
앞선 글에서 다룬 것처럼 헌법 제61조는 국회에 국정감사권과 국정조사권을 주면서,
그에 필요한 서류 제출과 증인 출석·증언 요구권을 함께 부여합니다.
그 요구권을 어떻게 행사하고, 응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따로 정한 법률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줄여서 국회증언감정법입니다.
국정감사·국정조사만이 아니라 인사청문회나 상임위원회의 청문회에도 같은 법이 적용됩니다.
최근 강화된 부분. 2024년 말 개정으로
출석·제출을 방해하는 행위(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
허위 보고·제출과 서류 은닉·파기(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등
처벌 조항이 새로 들어갔습니다.[3]
동행명령은 이름과 달리 강제 구인이 아닙니다.
경찰이 신병을 확보해 데려오는 체포·구인과 달리, 국회사무처 직원이 명령장을 전달하고 동행을 요구하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증인이 문을 열어 주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강제할 수단이 없고,
남는 것은 사후의 형사 절차뿐입니다. 제도의 실효성 논쟁이 반복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3. 나와서 거짓말하면 — 위증 등의 죄
출석해 선서까지 마친 증인이 기억에 반하는 진술을 하면 위증죄가 성립합니다.
같은 위증이라도 법정에서의 위증과 국회에서의 위증은 적용 법률이 다르고, 형량 차이도 작지 않습니다.
확인된 사실 — 위증죄 형량 비교
국회 위증죄(국회증언감정법 제14조).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선택형으로서의 벌금형이 규정돼 있지 않습니다.[4]
수치만 놓고 보면 "안 나오는 쪽"보다 "나와서 거짓말하는 쪽"이 훨씬 무겁습니다.
불출석은 벌금형으로 끝날 수 있지만 위증은 조문상 징역형만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증인이 출석은 하되 진술을 최소화하는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배경에는 이런 형량 구조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고발은 누가, 어떻게 하는가
중요한 점은 이 죄들이 수사기관이 알아서 인지해 수사하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국회가 고발해야 형사 절차가 열립니다. 그래서 청문회가 끝난 뒤에도
"고발할 것이냐"를 두고 다시 한 번 표결이 벌어지곤 합니다.
확인된 사실 — 고발 절차
고발 주체(제15조). 본회의 또는 위원회가 증인·감정인 등이 이 법을 위반했다고 인정한 때에는
고발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고발은 의장 또는 위원장 명의로 이뤄집니다.[1]
청문회의 경우. 위원회 의결에 이르지 않더라도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연서로 위원 이름의 고발이 가능합니다.[1]
자백에 따른 예외. 위증 등의 죄에서 증인이 자백한 경우에는
고발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있습니다.[1]
결국 정치적 판단이 개입한다. 고발 여부가 위원회 의결에 달려 있으므로,
위원회 구성과 표결 결과에 따라 같은 행위라도 고발될 수도,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1]
5. 2026년 선관위 국정조사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
제도만 놓고 보면 추상적이지만, 올해 진행된 선거관리위원회 국정조사는
불출석 문제가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비교적 선명하게 보여 줬습니다.
확인된 사실 — 국정조사 첫날과 이후 일정
2026년 6월 23일 첫 청문 일정. 출석이 요구된 44명(증인 43명·참고인 1명) 가운데
16명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소환 대상은 중앙선관위 27명, 서울시선관위 6명, 송파구선관위 10명 등이었습니다.[5]
불출석자 구성. 중앙선관위원 7명과 전직 서울시선관위원장·전직 송파구선관위원장 등이 포함됐습니다.[5]
일부는 오후에 출석. 위원회에는 비상임위원 5명이 오후 1시 30분에 출석한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5]
8월 28일 고발 의결 예정. 국조특위는 활동기간을 8월 30일까지 연장했고,
8월 28일 전체회의에서 활동 결과보고서 채택과 불출석·위증 증인에 대한 고발 건을 함께 의결할 예정으로 보도됐습니다.[6][7]
제기된 주장 — 같은 장면에 대한 다른 해석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출석자들이 비상근 위원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사전 조율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취지로 비판했습니다.[5]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이를 "국민에 대한 집단 항명"이라고 규정하고,
누군가의 영향으로 불출석한 것이라면 특위 명의로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5]
제도 실효성에 대한 지적. 조문상 벌금 하한이 1천만원인데도
실제 재판에서는 그보다 낮은 수준의 벌금형이 선고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이는 법원의 양형 재량과 작량감경 가능성에 관한 문제로, 조문 자체와는 구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2]
6. 한 표로 정리
구분
불출석 등의 죄(제12조)
위증 등의 죄(제14조)
행위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서류제출 거절
선서한 증인의 허위 진술
법정형
3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 벌금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벌금형 없음)
전제 요건
출석요구서 7일 전 송달
선서 및 위증의 벌 고지
중간 수단
동행명령(불응 시 국회모욕의 죄)
해당 없음
형사 절차 개시
공통 — 본회의·위원회의 고발(제15조), 청문회는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 연서 가능, 위증 자백 시 고발하지 않을 수 있음
정리하면 국회 증언 제도의 강제력은 세 단계로 되어 있습니다.
먼저 형식을 갖춘 출석 요구, 응하지 않으면 동행명령,
그래도 안 되면 고발을 통한 형사 절차입니다.
앞의 두 단계는 국회가 스스로 집행하지만 물리적 강제력이 약하고,
마지막 단계는 강제력이 있지만 국회의 의결을 거쳐야 열립니다.
이 구조를 두고 "처벌을 더 무겁게 해야 한다"는 주장과
"국회의 고발권이 정치적으로 쓰일 수 있으니 오히려 절차를 엄격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 모두 제기됩니다.
어느 쪽이 타당한지는 판단이 갈릴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논의를 시작하려면, 국회에 나가지 않는 것과 나가서 사실과 다르게 말하는 것이
법적으로 전혀 다른 무게를 갖는다는 점부터 구분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출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조문 정리 — 출석요구서 발부 주체와 늦어도 출석요구일 7일 전 송달, 선서 시 위증의 벌 고지 의무, 자기 또는 친족의 형사소추 우려 사항과 변호사·의사·성직자 등의 업무상 비밀에 관한 증언·선서 거부(본인 승낙 또는 중대한 공익상 필요 시 예외), 국정감사·국정조사 위원회의 의결에 의한 동행명령과 위원장의 동행명령장 발부·국회사무처 소속 공무원의 집행, 동행명령 불응 시 국회모욕의 죄, 제15조 고발(본회의 또는 위원회가 위반을 인정한 때 고발하여야 하며 의장 또는 위원장 명의로 진행, 청문회의 경우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연서로 위원 명의 고발 가능, 위증 등의 죄에서 자백이 있는 경우 고발하지 않을 수 있음) — 법령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 조문 요약 참고: 링크
국회증언감정법 제12조(불출석 등의 죄) 법정형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조문상 벌금 하한이 설정돼 있음에도 실제 판례에서는 그보다 낮은 수준의 벌금형이 선고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 — 조문 원문: CaseNote 제12조 · 해설 참고: 링크
법무법인 세종·김앤장 등 로펌 뉴스레터,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주요 내용 및 기업에 미치는 영향 분석" — 출석 및 제출 방해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 허위 보고 및 제출·서류 은닉 및 파기에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신설, 대부분의 개정규정은 공포 후 3개월 경과일부터 시행 — 링크
나무위키, "위증과 증거인멸의 죄" — 형법 제152조 위증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국회 위증죄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하한이 설정돼 있고 벌금형이 규정돼 있지 않다는 비교 — 링크
한국경제, "선관위 국정조사 첫날, 핵심 증인 16명 불참…여야 질타"(2026.06.23) — 출석 요구 44명(중앙선관위 27명·서울시선관위 6명·송파구선관위 10명·참고인 1명) 중 16명 불출석, 중앙선관위원 7명과 오민석 전 서울시선관위원장·민소영 전 송파구선관위원장 등 포함, 비상임위원 5명 오후 1시 30분 출석 보고,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과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의 발언 — 링크
헤럴드경제, "與野, 특검·국조 연장…선관위 고강도 압박"(2026) — 국조특위 활동 기한 8월 1일에서 8월 30일로 연장, 8월 28일 전체회의에서 국정조사 경과 보고서 채택 의결 및 불출석·위증 증인에 대한 고발 건 의결 계획, 8월 10일 청문회·8월 18일 송파구 개표소 재검표 현장검증 잠정 합의 — 링크
뉴시스, "선관위 국조특위, 8월 말까지 활동기간 연장…재검표 내달 18일 잠정 합의"(2026.07.30) — 활동기간 8월 30일까지 연장, 8월 28일 활동 결과보고서 채택 및 위증 증인 고발 심사 일정 —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