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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해설 · 선거에 쓴 돈은 누가 돌려주나

선거비용 보전 조건 — 득표율별 보전 비율과 보전 제외 비용

선거가 끝나면 후보자에게 남는 것은 결과만이 아닙니다. 영수증 뭉치가 남습니다. 우리 제도는 일정 요건을 채운 후보자에게 선거에 쓴 돈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돌려주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선거비용 보전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전부 돌려준다'가 아닙니다.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는 두 개의 숫자에서 갈립니다.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15와 100분의 10입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얼마까지 쓸 수 있는가라는 또 다른 한도가 놓여 있습니다. 이 글은 제한액이 어떻게 정해지고(제121조·제122조), 누가 얼마를 보전받으며(제122조의2 제1항), 무엇이 보전에서 잘려 나가고(제2항), 국가가 애초에 직접 부담하는 비용은 무엇이며(제3항), 청구부터 지급까지 어떤 일정으로 굴러가는지를 조문 순서대로 짚습니다. 마지막에는 6·3 지방선거에서 실제로 지급된 금액을 놓고, 이 문턱을 둘러싼 오래된 논쟁을 정리합니다.

정리일 2026년 9월 2일 · 모든 사실 주장에 출처 표기 · 제89편
이 글을 읽는 법. 확인된 사실(녹색)과 제기된 주장·쟁점(주황)을 구분합니다. 법률 조문과 선거관리위원회가 공표한 집행 결과처럼 확인되는 내용은 사실로, 제도에 대한 평가와 정치권·학계·헌법재판소 소수의견의 주장은 '누가 그렇게 말했는지'를 함께 적어 주장으로 표시했습니다. 이 글은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의 입장을 지지하지 않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실제 청구 실무는 관할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 때마다 배포하는 보전 안내서를 따라야 합니다.
확인된 사실 — 조문·기관 자료·보도 제안·쟁점 — 정치권·학계 주장

1. 먼저 정리할 것 — 기탁금과 선거비용 보전은 다른 제도다

두 제도가 자주 섞여서 이야기됩니다. 그런데 돈이 흐르는 방향이 반대입니다.

기탁금은 후보자가 등록할 때 먼저 내는 돈입니다. 선거가 끝난 뒤 요건을 채우면 돌려받고, 못 채우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됩니다. 후보자 난립을 막는 장치입니다. 선거비용 보전은 후보자가 선거운동에 이미 쓴 돈을 뒤에 돌려받는 것입니다. 선거공영제, 즉 선거 비용의 일부를 공적으로 부담해 재력에 따른 출마 진입장벽을 낮추자는 원리에서 나옵니다. 공교롭게도 두 제도의 문턱 숫자가 같아서 더 헷갈립니다. 둘 다 15%와 10%를 씁니다.

확인된 사실 — 기탁금(제56조·제57조)의 액수와 반환 기준

이 글의 주제는 뒤쪽, 즉 선거비용 보전입니다. 앞의 기탁금은 비교를 위해 한 번만 짚고 넘어갑니다.

2. 보전은 '쓴 만큼'이 아니다 — 먼저 제한액이 있다

보전 규정의 첫 문장이 이 점을 못 박습니다. 제122조의2 제1항은 선거구선거관리위원회가 "제122조의 규정에 의하여 공고한 비용의 범위안에서" 선거비용을 보전하도록 정합니다.[1] 즉 제한액을 넘겨 쓴 돈은 애초에 보전 대상이 아닙니다. 아무리 많이 써도 돌려받을 수 있는 상한은 공고된 선거비용제한액입니다.

확인된 사실 — 제한액은 인구수와 읍·면·동수로 계산된다

제한액을 넘겨 쓰는 것은 단순한 초과가 아닙니다. 제263조는 선거사무장이나 회계책임자가 선거비용제한액의 200분의 1 이상을 초과지출한 이유로 징역형이나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그 후보자의 당선을 무효로 합니다. 당선무효의 기준선 문제는 제74편에서, 그 뒤에 이어지는 재선거는 제88편에서 다뤘습니다.[8]

3. 두 개의 숫자 — 제122조의2 제1항

본론입니다. 얼마를 돌려받는지는 득표율이 정합니다. 제122조의2 제1항 제1호와 제2호가 그 기준입니다.

확인된 사실 — 전액이냐 절반이냐(제122조의2 제1항)

여기서 두 가지를 구분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득표율은 유효투표총수 기준입니다. 투표자 수나 선거인 수가 아닙니다. 무효표 판정 기준은 제73편에서 다뤘습니다.[8] 둘째, '전액'은 지출한 전액이 아니라 제한액 안에서 인정된 전액입니다. 청구액이 그대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다음 항의 감액 심사를 통과한 금액이 기준입니다.

4. 잘려 나가는 비용 — 제122조의2 제2항의 열한 가지

요건을 채웠다고 해서 청구서에 적은 금액이 다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제2항은 보전하지 않는 비용을 열한 개 호로 열거합니다.[1]

확인된 사실 — 보전 제외 비용(제122조의2 제2항)

실무에서 감액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점은 증빙과 실사용 여부입니다. 중앙선관위의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보전 안내서도 적법한 영수증이 없는 비용, 후보자가 실제로 지출하지 않은 무상 제공분, 통상거래가격을 현저히 초과한 금액, 선거운동에 쓰이지 않은 차량·장비·물품 비용을 미보전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2]

확인된 사실 — 반대로, 대체로 보전되는 항목들

5. 애초에 후보자가 내지 않는 비용도 있다 — 제3항

보전은 '냈다가 돌려받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부담하는 비용도 따로 있습니다. 제122조의2 제3항이 그 목록을 둡니다.

확인된 사실 — 국가·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비용(제3항 등)

헌법재판소도 이 구조를 판단 근거로 삼은 적이 있습니다. 뒤에서 볼 2008헌마491 결정에서 다수의견은 국가가 기본적인 선거비용을 별도로 부담하고 있다는 점을 보전 문턱의 합헌성을 뒷받침하는 사정 중 하나로 들었습니다.[4]

6. 언제 청구하고 언제 받나 — 청구·실사·지급의 순서

보전은 자동으로 입금되지 않습니다. 청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청구액이 그대로 나가지도 않습니다. 실사를 거칩니다.

확인된 사실 — 제21대 국회의원선거(2020.4.15.) 안내서 기준 일정

날짜는 선거마다 달라지므로 그 선거의 안내서와 공고를 확인해야 합니다. 다만 구조는 같습니다. 선거일 → 청구 → 회계보고 → 실사·감액 → 60일 이내 지급의 순서입니다. 실사가 형식적 절차가 아니라는 것은 숫자가 보여줍니다.

7. 실제 숫자 — 6·3 지방선거에서는 얼마가 나갔나

확인된 사실 — 제9회 지방선거·재보궐선거 보전 집행 결과

두 가지가 눈에 띕니다. 하나는 보전율입니다. 후보자의 약 8할이 보전을 받았습니다. 다른 하나는 감액률입니다. 전국 기준으로 청구액의 약 11.7%, 대구의 경우 약 9%가 실사 과정에서 깎였습니다. '청구하면 다 받는 제도'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8. 문턱을 둘러싼 논쟁 — 헌재는 무엇을 판단했나

10%에 못 미치면 한 푼도 보전받지 못한다는 설계는 오래 다투어졌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이를 정면으로 판단한 사건이 있습니다.

확인된 사실 — 헌재 2010.5.27. 2008헌마491

제기된 쟁점 — 이 문턱은 진입장벽인가 남용 방지선인가

9. 받은 뒤에도 끝이 아니다 — 당선무효와 반환

보전을 받았다고 해서 그 돈이 영구히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확인된 사실 — 제265조의2(당선무효된 자 등의 비용반환)

이 조문은 제88편에서 재보궐선거 비용 부담 논쟁을 다룰 때 한 번 짚었습니다. 정리하면, 현행법은 이미 지급된 돈을 회수하도록 하고 있을 뿐이고, 당선무효로 새로 치르게 된 재선거 자체의 비용을 원인 제공자에게 물리는 조항은 두고 있지 않습니다.[8] 이 지점을 어떻게 손볼 것인지가 반복되는 입법 논쟁 중 하나입니다.

10. 지금 국면과 이어지는 지점

이 시리즈가 따라온 선관위 관련 수사·소송과 이 조문들이 만나는 자리는 회계와 검증입니다. 선거비용 보전은 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자의 지출을 심사해 국고를 집행하는 절차이고, 그 심사의 신뢰성은 선관위 조직 자체에 대한 신뢰와 분리되지 않습니다.

확인된 사실 — 선관위 특검의 진행 상황

다만 분명히 해 둘 것이 있습니다. 보전금 지급은 이미 종결된 절차입니다. 6·3 지방선거의 보전은 2026년 7월 31일에 지급이 끝났고,[3] 이를 되돌리는 경로는 수사가 아니라 제265조의2의 반환(당선무효 확정 시)이나 선거소송의 결과에 따른 후속 절차입니다.[1] 수사가 곧 보전금 회수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그 사이에는 판결이라는 별도의 관문이 있습니다. 선거소송과 당선소송의 갈래는 제67편에서 정리했습니다.[8]

11. 요약 — 다섯 문장으로 정리하면

첫째, 보전은 공고된 선거비용제한액의 범위 안에서만 이뤄집니다. 제한액은 인구수와 읍·면·동수, 물가변동률로 산정됩니다(제121조·제122조·제122조의2 제1항).[1][7] 둘째, 당선·사망 또는 유효투표총수 15% 이상이면 전액, 10% 이상 15% 미만이면 절반, 10% 미만이면 없습니다. 비례대표는 당선인이 있는 정당에 전액입니다(제122조의2 제1항).[1] 셋째, 예비후보자 비용·증빙 없는 비용·실제 사용하지 않은 물품비 등 열한 가지는 요건을 채워도 보전되지 않습니다(제2항).[1] 넷째, 절차는 청구 → 회계보고 → 실사·감액 → 선거일 후 60일 이내 지급이며, 6·3 지방선거에서는 청구액 4,080억여원 중 478억여원이 감액돼 총 3,721억여원이 7월 31일 지급됐습니다.[2][3] 다섯째, 당선이 무효가 되면 받은 기탁금과 선거비용을 돌려주어야 하고, 반환하지 않으면 국세 체납처분의 예로 징수됩니다(제265조의2).[1]

선거비용 보전은 흔히 '세금으로 선거 치러 준다'는 한 줄로 요약되곤 합니다. 그러나 조문을 따라가 보면 이 제도는 세 개의 문을 차례로 통과해야 열리는 구조에 가깝습니다. 먼저 제한액이라는 천장이 있고, 다음으로 득표율이라는 자격 요건이 있으며, 마지막으로 증빙과 실사라는 검증이 있습니다. 이 세 문이 각각 재정 책임·정치적 대표성·회계 투명성이라는 서로 다른 가치를 지키고 있고, 그 문턱을 어디에 둘 것인지가 이 제도를 둘러싼 논쟁의 실질입니다. 문턱이 낮아지면 출마의 문이 넓어지는 대신 국고 부담이 늘고, 높아지면 그 반대입니다. 어느 쪽이 옳은지는 결국 유권자와 입법자가 정할 몫입니다.

출처

  1. 「공직선거법」 — 제56조·제57조(기탁금과 그 반환), 제121조(선거비용제한액의 산정), 제122조(선거비용제한액의 공고), 제122조의2(선거비용의 보전 등: 제1항 제1호 당선·사망 또는 유효투표총수 100분의 15 이상 전액과 100분의 10 이상 15 미만 100분의 50, 제1항 제2호 비례대표 당선인이 있는 정당 전액, 제2항 보전하지 않는 비용 11개 호, 제3항 국가·지방자치단체 부담 비용, 제4항 투·개표참관인 수당), 제263조(선거비용제한액 초과지출로 인한 당선무효), 제264조·제265조(당선인 및 선거사무장 등의 선거범죄로 인한 당선무효), 제265조의2(당선무효된 자 등의 비용반환과 세무서장 징수 위탁) — 국가법령정보센터 제122조의2 조문 · 법령 전문
  2.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비용 보전 안내서」(2020.4.15. 실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 보전 요건(당선·사망·15% 이상 전액, 10% 이상 15% 미만 50%, 비례대표는 당선인 있는 정당 전액), 미보전 대상(예비후보자 비용, 법 위반 선거운동비, 적법한 영수증 미첨부 비용, 무상 제공분, 통상거래가격 현저 초과분, 미사용 차량·장비·물품비, 휴대전화 통화료 등), 보전청구 기한 2020.4.27. 및 추가 청구(지역구 5.15./비례대표 5.25.), 회계마감 선거일 후 20일, 지급기한 선거일 후 60일 이내, 보전 대상 비용 항목 — PDF
  3.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발표 보도(2026.08) '선관위, 지방선거·재보선 비용 3721억원 지급' — 2026.7.31. 지급 완료, 청구액 4,080억여원 중 478억여원 감액한 3,602억여원 + 부담비용 119억여원, 지방선거 후보 6,745명 중 5,483명(81.3%) 보전(전액 4,972명·절반 511명), 국회의원 재·보궐 47명 중 31명, 선거별 지역구 구·시·군의원 1,091억원·지역구 시·도의원 614억원·교육감 606억원·시·도지사 436억원 — 링크
  4. 헌법재판소 2010.5.27. 선고 2008헌마491 결정(공직선거법 제122조의2 등 위헌확인) — 심판대상은 제122조의2 제1항 제1호 중 지역구국회의원선거 부분, 결론 기각, 다수의견의 입법목적('국가예산의 효율적 집행 도모와 후보자난립 등으로 인한 부작용 방지')과 제18대 국회의원선거 보전 비율 49.4% 및 국가의 기본 선거비용 별도 부담, 재판관 조대현·송두환의 반대의견 — 국가법령정보센터 헌재결정례
  5.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직선거제도' 안내 — 기탁금 액수(대통령 3억원, 지역구 국회의원 1,500만원, 비례대표 국회의원 500만원, 시·도지사 5,000만원, 시·도의회의원 300만원, 자치구·시·군의 장 1,000만원, 자치구·시·군의회의원 200만원)와 반환 기준(당선·사망 또는 15% 이상 전액, 10% 이상 15% 미만 절반, 미달 시 국고 귀속), 장애인·39세 이하 청년 후보자에 대한 완화 기준 — 링크
  6. 인천투데이(2026) '6·3 지방선거 인천시장·교육감 비용 상한액' — 인천시장·교육감 선거 제한액 15억2,300만원(전회 대비 7,500만원 증액), 비례대표 시의원 2억2,000만원, 구청장·군수 평균 1억9,500만원(부평구 2억6,000만원·옹진군 1억2,200만원), 계양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1억7,100만원, 전국소비자물가변동률 8.3% 반영, 기탁금·추천서 취득 비용은 보전 대상 제외 — 링크
  7. 헤럴드경제(2026) '경기도지사 선거 운동 49억원까지 가능…선관위 제한액 공고' — 2026.1.23. 공고, 제한액산정비율 8.3%와 선거사무관계자 수당 인상액·산재보험료 가산, 시·도지사 및 교육감 선거 평균 15억8,700만원(경기도지사 49억4,500만원·세종특별자치시장 3억8,900만원), 선거구역 변경 시 재공고 — 링크
  8. 본 시리즈 제67편 '선거소송과 당선소송 차이', 제73편 '무효표 기준과 유효표 판정', 제74편 '당선무효형 기준', 제77편 '투표참관인·개표참관인 신청 방법', 제88편 '재선거와 보궐선거 차이' — 유효투표총수 산정의 전제가 되는 무효표 판정, 당선무효 기준선, 참관인 제도, 당선무효 이후 재선거로 이어지는 경로와 재보궐 비용 부담 논쟁 — 제67편 · 제73편 · 제74편 · 제77편 · 제88편
  9. 대구MBC(2026) '대구선관위, 6·3지방선거 비용 보전액 161억 원 지급' — 2026.7.31. 지급, 서면·현지실사로 16억원 감액, 후보 326명 중 233명(71%) 보전(전액 212명·절반 21명), 시장선거 2명 22억여원·교육감선거 3명 29억여원·국회의원 보궐선거 2명 3억여원, 제8회 지방선거 113억여원 대비 48억여원 증가 — 링크
  10. 아시아경제(2026.09.01) '선관위 특검보 5명 임명… 수사 준비 본격화' — 특검보 5명(박혁·김은정·김상천·권근호·김진우 변호사) 임명, 특검이 후보 10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5일 이내 임명하도록 한 특검법 규정, 검·경 합동수사본부 수사기록·압수물 인수와 8월 31일 디지털 기록 검토 착수, 9월 7일 본수사 착수 목표, 수사 대상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포함 —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