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주의 제도 들여다보기제88편
제도 해설 · 빈자리를 다시 채우는 두 가지 방식

재선거와 보궐선거 차이 — 실시 사유와 임기 계산 방법

뉴스에서는 대개 '재보궐선거'라고 붙여 부릅니다. 같은 날 함께 치러지니 그렇게 불러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공직선거법은 재선거와 보궐선거를 서로 다른 조문에서 다르게 정의합니다. 두 제도를 가르는 기준은 하나의 시점입니다. 당선인의 임기가 시작되기 전에 자리가 비었는가, 시작된 뒤에 비었는가. 이 글은 재선거의 실시 사유(제195조)와 보궐선거의 실시 사유(제200조)가 어떻게 갈리는지, 선거일이 왜 4월 첫 번째 수요일과 10월 첫 번째 수요일로 정해져 있는지(제35조), 그렇게 뽑힌 사람이 몇 년을 일하는지(제14조), 그리고 아예 선거를 치르지 않는 경우(제201조)까지 조문 순서대로 짚습니다. 이 시리즈가 계속 따라온 선거소송의 판결이 확정될 때 그다음에 무엇이 열리는지도 이 조문들 안에 들어 있습니다.

정리일 2026년 9월 1일 · 모든 사실 주장에 출처 표기 · 제88편
이 글을 읽는 법. 확인된 사실(녹색)과 제기된 주장·쟁점(주황)을 구분합니다. 법률 조문과 선거 결과처럼 확인되는 내용은 사실로, 제도에 대한 평가와 정치권·학계의 주장은 '누가 그렇게 말했는지'를 함께 적어 주장으로 표시했습니다. 이 글은 특정 정당이나 특정 사건의 결론을 지지하지 않으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확인된 사실 — 조문·기관 자료·보도 제안·쟁점 — 정치권·학계 주장

1. 한 문장으로 갈리는 두 제도

먼저 결론부터 놓겠습니다. 재선거는 애초에 당선인이 제대로 생기지 않았거나, 생겼더라도 임기가 시작되기 전에 그 자격이 사라진 경우에 다시 치르는 선거입니다. 보궐선거는 당선인이 정상적으로 임기를 시작한 뒤에 그 자리가 빈 경우에 치르는 선거입니다.[1]

그래서 같은 사건이라도 시점에 따라 이름이 달라집니다. 당선자가 임기 개시 전에 사망하면 재선거이고, 임기를 시작한 뒤에 사망하면 보궐선거입니다. 공직선거법 제195조 제1항 제4호가 "당선인이 임기개시전에 사퇴하거나 사망한 때"를 재선거 사유로 적어 두었기 때문입니다.[1] 반대로 제200조 제1항은 "지역구국회의원·지역구지방의회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에 궐원 또는 궐위가 생긴 때"를 보궐선거 사유로 정합니다.[1] '궐원'과 '궐위'는 이미 그 직에 있던 사람의 자리가 비었다는 뜻이므로, 임기 개시가 전제됩니다.

확인된 사실 — 갈림길이 되는 시점

2. 재선거는 언제 하나 — 제195조의 여섯 가지

제195조 제1항은 재선거 사유를 여섯 개 호로 열거합니다. 크게 보면 두 묶음입니다. 당선인이 아예 없는 경우와 있었는데 사라진 경우입니다.

확인된 사실 — 재선거 사유 6가지(제195조 제1항)

3호가 이 시리즈와 가장 가깝습니다. 선거소송에서 선거 전부무효 판결이 확정되면 그 선거구는 재선거로 갑니다. 선거소송과 당선소송이 어떻게 갈리고 어디에 제기하는지는 제67편에서 다뤘습니다.[6] 6호는 당선무효형의 기준선을 그대로 끌어옵니다. 벌금 100만원이라는 숫자가 왜 그 자리에 있는지는 제74편에서 짚었습니다.[6]

그리고 제195조와 별도로, 선거의 일부만 무효가 된 경우를 위한 조문이 따로 있습니다. 제197조는 선거 일부무효의 판결이나 결정이 확정되면 관할 선거관리위원회가 무효가 된 그 투표구에 대해서만 재선거를 실시한 뒤 다시 당선인을 결정하도록 합니다.[1] 이때는 판결에 특별한 명시가 없는 한 당초 선거에 사용된 선거인명부를 그대로 씁니다(제197조 제2항).[1] 선거구 전체를 다시 치르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된 투표구만 다시 치른다는 점에서, 3호의 전부무효 재선거와 성격이 다릅니다.

3. 보궐선거는 언제 하나 — 그리고 비례대표는 왜 빠지나

제200조 제1항이 보궐선거 대상으로 적은 것은 지역구국회의원·지역구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 셋뿐입니다.[1] 비례대표는 목록에 없습니다. 빠진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채우기 때문입니다.

확인된 사실 — 비례대표는 선거가 아니라 승계로 채운다(제200조 제2항·제3항)

4. 선거일 — 4월 첫 번째 수요일과 10월 첫 번째 수요일

여기부터가 실무에서 가장 자주 헷갈리는 대목입니다. 재보궐선거는 사유가 생길 때마다 치르지 않습니다. 정해진 날짜에 모아서 치릅니다. 제35조 제2항 제1호가 그 날짜를 각 목으로 나눠 정해 두었습니다.[1]

확인된 사실 — 제35조 제2항 제1호 가·나·다목

'실시 사유가 확정된 때'가 언제인지도 법이 따로 정의합니다(제35조 제5항). 지역구국회의원 보궐선거는 중앙선관위가, 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 보궐선거는 관할 선관위가 그 사유의 통지를 받은 날이고, 재선거는 그 사유가 확정된 날 (법원의 판결·결정으로 확정된 경우에는 관할 선관위가 그 판결이나 결정의 통지를 받은 날)입니다.[1] 날짜 계산의 기준점이 '판결 선고일'이 아니라 '선관위가 통지받은 날'이라는 점이 실무상 중요합니다.

확인된 사실 — 큰 선거가 있는 해에는 그날로 합쳐진다(제203조)

5. 임기 계산 방법 — 4년이 아니라 '남은 기간'

가장 많이 묻는 질문입니다. 보궐선거로 당선되면 임기가 새로 4년인가, 전임자의 남은 기간인가. 답은 남은 기간입니다. 근거는 제14조입니다.[1]

확인된 사실 — 제14조 임기개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국회의원·지방의원·단체장의 재보궐 당선인은 당선이 결정된 순간부터 곧바로 일을 시작하되, 일하는 기간은 전임자가 남긴 만큼입니다. 임기만료일이 원래대로 유지되므로, 다음 총선거·지방선거 때 그 자리는 다시 정상 주기로 돌아옵니다. 반면 대통령 궐위 선거의 당선인에게는 조문상 잔임기간 제한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같은 '보궐'이라는 말을 써도 대통령직은 임기 계산 구조가 다르다는 뜻입니다.

6. 사유가 생겨도 선거를 안 하는 경우 — 제201조

자리가 비었다고 해서 항상 선거를 치르는 것은 아닙니다. 제201조 제1항은 실시하지 않을 수 있는 경우를 정합니다.

확인된 사실 — 제201조의 미실시·특례

제기된 쟁점 — 빈자리를 얼마나 오래 둘 것인가

7. 지금 국면과 이어지는 지점

이 시리즈가 계속 따라온 선관위 관련 수사·소송이 이 조문들과 만나는 자리는 분명합니다. 선거소송에서 선거 전부무효 판결이 확정되면 제195조 제1항 제3호의 재선거로, 일부무효가 확정되면 제197조의 투표구 단위 재선거로 갑니다. 당선인 개인의 선거범죄로 형이 확정되면 제264조를 거쳐 제195조 제1항 제6호의 재선거가 됩니다.[1]

확인된 사실 — 선관위 특검의 진행 상황

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수사와 재선거는 자동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제195조 제1항 제3호가 요구하는 것은 수사 결과나 기소가 아니라 법원의 전부무효 판결 또는 결정이고, 제6호가 요구하는 것은 당선무효형의 확정입니다.[1] 그 사이에는 제219조의 선거소청과 제223조의 당선소송, 그리고 대법원·고등법원의 심리라는 별개의 트랙이 놓여 있습니다. 그 트랙의 구조는 제67편에서 정리했습니다.[6]

8. 요약 — 다섯 문장으로 정리하면

첫째, 임기 개시 전에 자리가 비면 재선거(제195조), 임기 개시 후에 비면 보궐선거(제200조)입니다.[1] 둘째, 선거의 전부무효는 선거구 전체 재선거로, 일부무효는 그 투표구만 다시 치르는 재선거로 갈립니다(제195조 제1항 제3호·제197조).[1] 셋째, 선거일은 국회의원·지방의원이 매년 1회 4월 첫 번째 수요일, 단체장이 매년 2회 4월과 10월 첫 번째 수요일이고, 큰 선거가 있는 해에는 그 선거일에 합쳐집니다(제35조 제2항·제203조). 2026년에는 6월 3일 지방선거일에 14곳이 함께 치러졌습니다.[1][5] 넷째, 재보궐 당선인의 임기는 당선이 결정된 때부터 시작하되 기간은 전임자의 잔임기간이며, 대통령 궐위 선거만 조문상 잔임기간 제한이 없습니다(제14조).[1] 다섯째, 남은 임기가 1년 미만이거나 당선 효력 쟁송이 진행 중이면 보궐선거를 치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제201조).[1]

재보궐선거는 흔히 '미니 총선'이라는 정치적 비유로 소비됩니다. 그러나 제도의 얼개만 놓고 보면 이것은 비어 버린 대표의 자리를 원래 임기의 시계에 맞춰 되돌려 놓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당선인이 잔임기간만 일하고, 선거일이 연 1~2회로 묶여 있고, 남은 기간이 1년 미만이면 아예 건너뛸 수 있게 한 설계는 모두 정상 선거 주기를 흔들지 않으려는 방향을 가리킵니다. 그 설계가 대표 공백을 얼마나 감당할 만한 것으로 보느냐가, 이 제도를 두고 반복되는 논쟁의 실질입니다. 국회의원이 그 직을 잃는 또 다른 경로인 불체포특권과 체포동의안은 제84편에서 다뤘습니다.[2][6]

출처

  1. 「공직선거법」(법률 제20916호, 2026.4.22. 공포·시행) — 제14조(임기개시: 제1항 대통령, 제2항 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의 잔임기간, 제3항 지방자치단체의 장), 제35조(보궐선거 등의 선거일: 제1항 대통령 궐위 선거 60일 이내·선거일 전 50일 공고, 제2항 제1호 가목 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 4월 첫 번째 수요일과 3월 1일 이후 확정 시 다음 연도, 나목 단체장 전년 9월 1일~2월 말일 확정분 4월 첫 번째 수요일, 다목 단체장 3월 1일~8월 31일 확정분 10월 첫 번째 수요일, 제3항 일부무효 재선거 통지받은 날부터 30일 이내, 제5항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의 정의), 제192조(피선거권 상실로 인한 당선무효 등, 제4항 비례대표 당적 이탈 시 퇴직), 제195조(재선거 6가지 사유와 제2항 보궐·재선거 경합 시 재선거로 간주), 제197조(선거의 일부무효로 인한 재선거와 당초 선거인명부 사용), 제200조(보궐선거, 제2항 비례대표 명부 순위 승계 10일 이내, 제3항 정당 해산·임기만료 전 120일 이내 미승계, 제4항·제5항 통보 의무), 제201조(보궐선거 등에 관한 특례: 제1항 1년 미만 미실시와 지방의회 정수 4분의 1 이상 궐원, 제2항 당선 효력 쟁송 계속 중 미실시, 제4항 10일 이내 공고, 제5항 60일 이내 실시, 제7항 선거구 밖 거소투표), 제203조(동시선거의 범위와 선거일, 제3항·제4항), 제219조(선거소청), 제223조(당선소송), 제263조~제265조(당선무효), 제265조의2(당선무효된 자 등의 비용반환) — 국가법령정보센터 법령 서비스
  2. 「국회법」(2026.2.10. 시행) 제136조(퇴직) — 제1항 공직선거법 제53조에 따라 사직원을 제출하고 공직선거후보자로 등록한 때 의원직 퇴직, 제2항 법률에 규정된 피선거권이 없게 된 때 퇴직, 제3항 해당 형을 선고한 법원의 판결 확정 사실 국회 통지 의무 — 국가법령정보센터 법령 서비스
  3. 아시아경제(2026.08.31) '선관위 특검, 내달 7일 본수사 돌입…파견검사 20명' — 9월 7일 본수사 착수 목표, 파견검사 현재 5명(부장검사 1명·부부장검사 1명·평검사 3명)과 8월 31일 부부장검사 1명·평검사 1명 추가 출근, 특검법상 파견검사 정원 20명, 특검보 5명·특별수사관 70명·파견공무원 70명 등 최대 165명 규모, 수사기간 90일에 30일씩 2회 연장 가능 — 링크. 지방자치단체의 장 권한대행에 관한 「지방자치법」 제124조 제1항(부단체장의 권한대행)은 국가법령정보센터 참조
  4. 뉴스1(2026.08.18) '선관위 특검에 이태한…통계조작·외유출장 등 12개 의혹 전방위 수사' — 이태한 변호사의 특별검사 임명과 특검법이 정한 12개 수사 대상(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선거통계 조작 의혹, 외유성 출장 등) — 링크
  5. 다음뉴스(2026.06.04) '민주당 9곳, 국민의힘 4곳…한동훈 부산 북갑' — 2026년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14개 선거구(부산 북구갑, 경기 평택을, 인천 연수갑,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안산갑, 경기 하남갑, 광주 광산을, 제주 서귀포, 전북 군산·김제·부안 갑·을, 대구 달성군, 울산 남구갑, 충남 공주·부여·청양)와 정당별 결과(더불어민주당 9곳·국민의힘 4곳·무소속 1곳) — 링크
  6. 본 시리즈 제67편 '선거소송과 당선소송 차이', 제74편 '당선무효형 기준', 제82편 '거소투표 신고 방법과 대상자 조건', 제84편 '체포동의안 가결 정족수와 불체포특권' — 선거 전부무효·일부무효 판결에 이르는 소송 트랙, 벌금 100만원 당선무효 기준선, 거소투표 신고의 대상과 기간, 국회의원 신분 관련 절차 — 제67편 · 제74편 · 제82편 · 제84편